지칠 때에는..

2007. 4. 4. 21:37 from 하루가..
도저히 한치 앞을 알기 힘들다 느낄 정도로 마음이 고되고 내 몸뚱이 하나도 건사하기가 힘들 때가 있다.
대개 한달에 한번정도쯤 찾아오는 시련이랄까.
사람간에 쌓아왔던 신뢰따위 잘근잘근 씹고 뱉어버리고 싶을만큼 힘들때.

그런 날이다.

같은 직장 동료들에게 익숙한 내 모습이 나 인것 같지 않고,
부모님께 짜증부리는 철없는 아이같은 모습도 내가 아닌 것 같고
이 친구들에게는 반쯤 돌+아이 정도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내가 나 아닌 듯 하고
이런저런 고민을 안고 겉으론 항상 웃고 있는 게 이게 바로 미친 놈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마음처럼 몸은 따라주질 않고
산을 보면서 계속 평정을 되찾으려 하나 과연 그 평정은 얼마나 바른 것인가 싶기도 하고

지쳐버렸다.
세상은 어릴때 보던 세상처럼 만만치 아니하며
나는 어른이라 생각하던 나이에 이르렀음에도 여전히 어리기만 함에.
Posted by 원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