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경기(페더러 vs 로딕)가 예상외로 쉽게 끝나버려 무척 아쉬웠는데, 오늘 있었던 곤잘레스와 하스의 경기도 그랬다. 1세트 6:1(28분), 2세트 6:3(35분), 3세트 6:1(28분). 곤잘레스는 휴이트와의 경기 이후 블레이크와 나달, 하스까지 무실세트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오늘 경기에서 첫 세트부터 하스가 무너진 건 곤잘레스의 템포에 말리면서 흐름을 잃었던 것 같다. 곤잘레스는 연속으로 라인근처까지 슬라이스만 보내다가 갑자기 백핸드 다운더라인이나 역크로스 앵글샷을 보내는 등, 거의 농락에 가까운 수준으로 하스를 무너트렸다.

  Haas (GER) Gonzalez (CHI)
  1st Serve % 40 of 67 = 60 % 38 of 60 = 63 %
  Aces 0 9
  Double Faults 4 0
  Unforced Errors 21 3
  Winning % on 1st Serve 25 of 40 = 63 % 33 of 38 = 87 %
  Winning % on 2nd Serve 7 of 27 = 26 % 14 of 22 = 64 %
  Winners (Including Service) 20 42
  Receiving Points Won 13 of 60 = 22 % 35 of 68 = 51 %
  Break Point Conversions 0 of 0 = 0 % 7 of 12 = 58 %
  Net Approaches 21 of 38 = 55 % 13 of 18 = 72 %
  Total Points Won 45 82
  Fastest Serve
196 km/h 212 km/h
  Average 1st Serve Speed
185 km/h 185 km/h
  Average 2nd Serve Speed
154 km/h 148 km/h

표에서 보면 알수 있듯이, 에러의 숫자가 21:3. 하스의 자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이런 분위기를 만든 건 역시 곤잘레스였다.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실력은 페더러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달이 아닌 자신임을 증명해 보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베이스라이너인 플레이 스타일도 거의 비슷하고, 구석구석 원하는 코스에 공을 보내는 능력에 선구안까지. 모레 있을 호주 오픈 결승의 승자를 쉽게 점치기가 어려울 정도다. 곤잘레스가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결승에서 페더러는 조금 갑갑함을 느끼게 될지도;; 하지만 역시 로딕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페더러의 실력을 생각하면 곤잘레스가 우승하는 건 어려워보인다.

객관적 전력만으론 페더러가 완전 우세, 곤잘레스의 완전 열세이지만, 상승세의 곤잘레스가 재미있는 경기를 해줄 것 같아서 기다리는 즐거움이 더해간다.

Posted by 원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