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책'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8.03.06 리뷰 - 나쁜 사마리아인들
  2. 2007.12.25 20th century boys 3
  3. 2007.08.25 회색주의로 치부되는 곳에 토론은 없다 2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책을 읽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책은 닥치는 대로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가진 책들을 보면
그 책이 그 책이긴 하다;;

워낙에 이름이 브랜드화 돼버린 사람들의 책만 골라 읽다보니
책장엔 지승호 인터뷰와 장하준 교수, 박노자 교수, 진중권 교수의 책들이 주를 이룬다.

이번에 읽은 나쁜 사마리아인들 역시 내가 원하는 그런 책이었다.
당연하게도. -장하준교수의 책인데 오죽할까

장하준 교수의 책을 읽다보면
모두가 알아야 할 이야기인데 주변의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듯한 내용이 넘쳐난다.

대세를 이루는 학문은 좀 사는 나라의 학문이고
이 학문의 논리는 결국 좀 사는 나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면
바꿔갈 수 있는 걸까
Posted by 원준 :

20th century boys

2007. 12. 25. 21:51 from 오늘 읽은 책

해가 저물고 어디서인지 카레냄새가 난다
얼마만큼 걸으면 집에 다다를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그 가게의 크로켓은
언제나 먹던 그 맛으로 기다리고 있을까나

지구위에 밤이 온다
나는 지금 집으로 바삐 걷는다
내년 이야기를 미리하면 도깨비가 비웃는다지
웃고 싶은 만큼 웃으라고 하면 돼
나는 말하고 또 하련다
5년 후 10년 후의 이야기를
또 50년 후에도 이렇게 너와 함게 있으려마고

지구위에 밤이 온다
나는 지금 집으로 바삐 걷는다
비가 쏟아져도 폭풍이 쳐도
모두 집으로 돌아가자
가로막지 마라
아무도 가로막을 권리는 없어

지구위에 밤이 온다
나는 지금 집으로 바삐 걷는다
온 세상에 밤이 온다
온 세상이 집으로 돌아간다
이런 하루하루가 너의 곁에서
영원히 영원히 이어져 가기를


Posted by 원준 :
유시민 전장관의 새 책 '대한민국 개조론'에서 '사회투자국가, 지구촌에서 이기는 전략' 이라는 챕터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과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보수와 진보간의 심각한 담론의 분열' 이란 말이 왠지 가슴에 와 닿았다.

사실 꼭 보수 VS 진보의 문제만이 아니다. 내가 직접 겪었던 일을 생각해보면 이념의 대립문제가 아닌 예전 홍세화 님의 글을 읽었을 때 느꼈던 똘레랑스의 부족이라는 것이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사람이 음식점 혹은 술집에서 난동을 피우고 있다. 도저히 이 사람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게주인(종업원)은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고  현장에 가보면 적정한 상황판단을 통해 민사문제로 불개입할 것인지, 업무방해등으로 형사입건을 할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정도가 너무 심하다고 판단해 지구대로 데리고 오는 과정에서 잊지 않고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왜 저놈들을 안 잡아가고 나를 잡아가? 민중의 지팡이가 이래도 되는 거야?!"이다. (사실 뭐 "우리 누구누구가 검사야 니네 다 죽었어!!"라는 따위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인사불성이 된 사람의 말에 따르면 저 놈들이 사기를 쳤으니까 더 나쁜 놈인데 왜 안 잡아가고 아무 죄도 없는 나를 체포해가냐는 거다.  경찰이 아무리 거리의 법관이라지만 엄연히 법이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가 있는데 그렇게 다 나설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해봐야 귀에 들리지 않는가보다.

나는 평범한 시민이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양심인데, 너희 경찰 따위가 어째서 나를 잡아갈 수 있느냐? 니 월급은 누가 주느냐? 내 피같은 세금으로 먹고 사는 주제에 나를 잡아가다니!!!

이런 식이다. 

어째서 나는 항상 옳은 사람인 걸까? 왜 항상 내편이 아니면 저편인 걸까?
아니면 . 아니면 . 보수 아니면 진보. 기독교 아니면 천국에도 못 갈 놈들.
완전히 이분법에 따르는 이런 사고 방식 때문에 피해를 보는 또 다른 사람들. 회색주의자.

서로의 교집합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의 사회에서, 사실은 교집합으로서 역할할 수 있는데 회색주의자로 치부돼 무시당하고 경멸당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에선 더이상 토론도 대안도 없을 거란 생각이다.
Posted by 원준 :